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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복수국적자의 덫에 걸린 한인 2세들

기사승인 2017.08.03  00:4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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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저녁, 선천적 복수국적 개정 공청회 열려

1일 저녁 7:00부터 선천적 복수국적 개정 공청회가 열렸다. (ⓒ 김동문)

[NEWS M(LA) 김동문 편집위원] = 지난 1일 LA에서 국적법 개정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LA 한국교육원에서 열린 이번 '선천적 복수국적 관련 국적법 개정 공청회'는 한인커뮤니티변호사협회(KCLA) 등이 주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10여건 이상의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의 불이익 사례 등이 소개되었다. 미군 현역 근무자가 자신도 몰랐던 복수국적자라는 사실이 확인되어 근무에 제한을 받거나 한국 입출국이 자유롭지 않은 경우, 해군 장교나 공군 장교 근무자의 근무 부서 제안, 미 연방수사국이나 정부기관 지원에 배제 또는 제한되는 경우, 해군 입대에 제한을 받는 경우 등 다양했다.

이날 이종걸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선적으로 신속한 법 규정의 문제를 해결하겠다. 선천적복수국적자 중에서 미국 내에서 그 지위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는 제2세대의 형편을 빨리 법적으로 해소할 수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종걸 의원은 "선천적 복수국적자 규정이 과잉규제 내용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 ⓒ 김동문)

국적이탈, 선천적 복수국적 같은 이슈가 본국에서는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있다. 그리고 마치 재외동포 자녀들을 잠재적인 병역기피자로 보거나 국민으로서의 혜택은 다보면서 의무 중 하나인 병역 등을 회피하려는 자 등으로 따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민 목적으로 해외에 살고 있는 재외동포들에게는 선천적복수국적 문제는 중요한 민원의 하나로 다가와 있다.

병역기피자를 막아라?

'선천적 복수국적자'란? 미국, 캐나다 등 자국 내에서 태어나는 경우에 국적을 부여하는 속지주의 국가에서 출생한 이들이 그 대상이다. 출생 당시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 국민인 경우, 외국 국적과 대한민국 국적을 동시에 보유하게 된 이들이 선천적 복수국적자이다. 현행 국적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선천적 복수국적 조항은, 지난 2005년 원정출산에 의한 국적 이탈을 제한하고자 개정된 국적법, 이른바 ‘홍준표 법’으로 부른다. 원정출산자, 즉 ‘직계존속이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 없이 체류한 상태에서 출생한 자’는 18세가 되는 해 3월말 이전이라도 병역이 해소된 경우에만 국적이탈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여자의 경우는 22세까지 복수국적을 유지하거나 국적을 선택할 수 있고, 22세가 지난 뒤에도 대한민국 국적 이탈이 가능하다.

이 법의 실질적인 목표는 병역의무 부과라고 할 수 있다. 병역부담 평등의 원칙과 국민정서 반영이라는 모호한 가치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 법과 관련 여러 가지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원정출산에 대한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등의 문제가 꾸준히 제기된다. 원정 출산의 경우와 외국에서 영주할 목적으로 체류 중에 출산한 경우는 사실 복잡하지 않게 구분할 수 있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부모 중 1인이 시민권자이고, 다른 1인이 영주권자라면 원정출산의 혐의를 씌울 수 없는 상태이다. 또한 국적이탈신고 처리 기한도 서류 접수 완료 후 1년 6개월 안팎이 걸리는 등 지나치게 많이 걸린다. 관련 서류를 완비하는 과정도 사안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적이탈 신고 대상자의 부모의 관련 서류를 만드는 것만도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리는 경우들도 있다고 민원이 제기된다.

국적이탈 등을 담당하는 담당자는 1명으로 절대 부족이다. ( ⓒ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 조직표)

그런데 또 다른 문제는 국적이탈 업무 처리 기간이 이렇게 길게 소요되는 이유가 불합리하다는 점이다. 국적이탈 관련 업무는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 산하의 국적과에서 맡고 있다. 국적과는 귀화·국적회복·국적판정 등 국적취득에 관한 사항, 국적상실 및 이탈에 관한 사항, 이중국적자의 관리에 관한 사항 등을 담당하는 부서이다. 그런데 이중 ‘국적 상실 및 이탈에 관한 사랑’을 담당하는 실무자가 1명이다. 이 한 명의 담당자가 전 세계 재외공관에서 접수되는 국적이탈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는 것이다. 법은 만들어 놓고 그 법을 온전하게 시행, 집행 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선천적복수국적자의 덫

당시 법 개정 취지와는 달리 한인2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미국의 경우 복수국적자는 연방기관 취업을 할 수 없고, 의원 입후보를 할 수 없는 등 공직 진출에 제한을 받는다. 미국 정보기관 취업이나 해군 입대, 육, 해, 공군 사관학교 입학이 제한되고, 근무 부서 배치 등에 제한을 받거나 기회를 누리지 못한다.

이 법이 시행된 이후 병역을 회피할 목적으로 원정출산 등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거나 영주권 취득자의 병역 회피 적발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오히려 이민목적으로 해외에 체류 중인 이민자의 자녀들이 선천적복수국적제도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례는 얼마인지 정확한 통계 자료조차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하려 사회 지도층 자녀들의 병역 회피 목적의 원정 출산 사례들이 적발이 되어도 유야무야 넘어간 경우들도 알려졌다. 

또한 국적이탈이라는 표현 자체도 거부감을 안겨준다. 일사분란을 강조하던 군사주의 문회의 잔재가 아직도 남아있는 한국사회에서 국적 이탈은, 매국자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 국적이탈이라는 표현에 '이탈'이 공동체를 떠나는 배신자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자극하기도 한다.

국적상실과 국적이탈 현황 ( ⓒ 2016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연보)

국적 이탈은 매국?

사실 후자의 경우보다 전자의 상황에 대한 면밀한 평가가 필요하다. 사회 지도층인사들과 그 자녀들의 합법, 불법, 편법 병역 이탈 사례가 빈번한 것에 대하 반성이나 제도적 보완없이 ‘원정 출산’이라는 색깔을 뒤집어씌운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도 현행 국적법 개정이 필요한 이유가 된다. 이중국적에 대한 한국민의 부정적인 인식은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중국적 자체를 죄악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또한 국적이탈을 불온시하는 시선도 일면 이해가 된다. 병역기피자라는 인식이 갈려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만 5247명이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국적상실)하고, 병역의무대상자에 해당하는 선천적 복수국적자 1,147명이 국적을 이탈했다. 국적이탈자는 병역기피자라는 인식도 문제이다. 선천적 복수국적자들 상당수의 자녀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정체성이 없거나 약한 이들이다.

고위공직자 자신과 그 자녀들의 병역면제 사유 현황 (ⓒ 세계일보 - "1급 공무원 현역비율 꼴지…국회의원 면제 최다" 2013.05.26)

그런 의심을 살만한 일들은 적지 않았다. 고위공직자들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 상당수가 병역 면제를 받았거나 그 자녀들이 병역면제 처분을 받았거나 국적 이탈을 통해 병역을 면제받은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2015년 9월 기준으로 70개 부처·기관의 4급 이상 공직자 2만 4980명(여성 제외) 가운데 10.3%에 해당하는 2568명이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들의 의무가 있는 직계비속 1만7689명 중 병역 면제를 받은 이들은 785명(4.4%)에 달하는 인원이 병역 면제를 받았다. 지난 해 상반기 신체검사에서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이들의 비율이 0.3%인 것을 감안하면, 무려 33배, 15배에 이르는 병역 면제 비율을 보였다.

또 19대 국회 의원 253명 가운데 47명(18.6%)이 병역 면제, 20대 국회에서는 249명 가운데 41명(16.5%)이 병역면제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징역·금고형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경우는 19대 19명(이중 18명은 더불어민주당), 20대 19명(이중 16명은 더불어민주당), 질병 사유는 19대 17명(이중 12명은 당시 새누리당), 17명(이중 신한국당 7명) 등이었다.

지도층 인사들의 원정 출산, 국적 세탁 등의 편법, 탈법 병역 기피 행위에는 슬쩍 넘어가면서 재외국민과 해외 동포 자녀들의 국적이탈을 신성한 병역의무를 기피하는 매국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객관성보다 국민감정을 자극하는 선동적인 측면이 적지 않다. 본국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이들의 이중국적 요구 행위와 이민자 자녀의 선천적 복수국적 문제는 결이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민자로 살아가는 해외교민들(한인 디아스포라)의 삶의 자리에 대한 본국 거주 한국인들의 이해가 더 깊어지면 좋을 것 같다.

김동문 yahiy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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