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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정상회담, 서울만 보지 말고 워싱턴을 보라

기사승인 2018.06.02  0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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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 한인 동포 역할 강조

[뉴스M=신기성 기자] 지난 22일 제5회 미주한인 워싱턴 풀뿌리 컨퍼런스 뉴욕, 뉴저지 지역대회 특별강연을 맡았던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는 미주 한인동포들을 한국에 사는 것도 아니고 미국에 사는 것도 아니고 한국과 미국의 관계의 땅에 사는 존재들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남북한 정상회담에서 가장 짜릿했던 장면이 문재인 대통령이 ‘북의 인민들, 남의 국민들, 700만 해외 동포들을 따로 부를 때 이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도 따로 불렀다고 한다. 미주 한인 동포들이 하나의 민족 주체 역량으로 규정될 때 참 기뻤다는 것이다. 엄중한 시기에 남과 북이 만나서 전쟁의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를 세우기 위해 저렇게 애쓰는데 해외동포는 무엇을 했으며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역사적인 미북 정상회담과 한반도 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구축의 길목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미국 정치권과 가장 가까운 관계를 갖고 있는 김동석 상임이사와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과 정치권의 분위기 그리고 한인 동포들이 감당해야할 역할 등에 대해 인터뷰를 가졌다.

 

지금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는 입장이고, 공화당 내에서도 남북 간 긴장관계가 유지되기를 원하는 군수업체의 영향력을 받고 있는 의원들 수가 상당해서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의회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평이 있습니다. 현재 미국 정치권의 반응은 어떤가요?

민주당은 아직 오바마 리더십이 남아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지우기에 전력하고 있죠. 그러니까 민주당은 트럼프 하는 일은 뭐든 반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공화당도 분위기가 다르지 않습니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 들은 사안이 있을 때마다 의회의 분위기를 살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다릅니다. 전혀 신경을 안 씁니다. 오히려 자기를 따라오라고 주장하는 분위기죠.

지금까지 의회의 반응은 싸늘한 편입니다.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을 만족시킬만한 제안을 해오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을 줄 것인가? 대통령이 그것을 밝혀야 회담의 성과를 예측할 수 있을 텐데 사실 대통령 혼자 결정해서 줄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의회의 동의를 얻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의회는 아무 정보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미국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트럼프의 리더십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고 대체적으로 부정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부터 주류사회와 대립각을 세우며 시작했고 이제는 그렇게 해야만 자신의 지지율이 유지되니까 계속해서 그 길로 갈 겁니다. 그렇게 하면서 자신을 지지하는 지역에서 지지율을 끌어 올릴 전략인거죠.

그런 틈바구니에 미북 정상회담의 의제가 있는 겁니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풀지 않으면 남북 당사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남한의 경제 등 모든 분야가 미국의 영향력 아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의 허락 없이는 불가능하죠.

지난 2차 남북 정상회담도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역할을 인정해 줬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따라서 관건은 미북 관계입니다. 이걸 풀어내야 합니다. 지금은 이게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다만 미국 주류 언론의 분위기는 바뀌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즈 등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회의와 비판이 주를 이루던 논조들이 미북 정상회담의 실현과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보면서 이 부분에 관한한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1월 중간선거 까지는 이렇게 갈 거라고 봅니다. 11월 중간선거에 상원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하고 친 트럼프 의원들이 상하원에 더 들어가게 되면 중간선거 이후에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의회에 대한 영향력이 지금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의회 전망도 2-3년 정도 길게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의 영향을 받을 것이고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궤도에 올라 왔습니다. 어떻게 전망 하십니까?

전망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미국의 현재 정치 지형이 가늠을 할 수 있는 형국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판단 자체가 예측이 어려운 측면도 있죠. 실제로 미국의 정치 평론가들 대부분이 현재는 손을 놓고 있는 상태나 다름없습니다. 언론에 나와서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죠. 트럼프 대통령을 가까이서 직접 지켜보지 않으면 전문가적 안목이나 지식만을 가지고 뭔가를 얘기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 발전, 즉 정상적인 관계로 발전 할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왜냐하면 지금 시국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현재 중국과 미국이 경쟁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단지 노벨상을 염두에 두고 북한과의 관계를 이끌고 있다고 보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입니다.

오히려 아시아의 잠재적 역량 때문이라고 봐야죠. 그동안 중동에 굉장히 많은 에너지를 쏟았지만 실제로 미국이 얻은 국익은 그렇게 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도, 중국, 그리고 시베리아와 중앙아시아 등이 미국의 국익에 엄청나게 중요해졌습니다. 지금은 유라시아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새로운 시기에 유라시아로 진출해야 하는데 9.11 테러로 인해 기회를 놓친 면이 있습니다. 사실 테러 이후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얘기하죠.

게다가 미국이 경제적으로 옛날 같지 않습니다. 전에는 소련이라는 대척점을 두고 군수산업의 성황으로 미국 경제가 아주 좋았었죠. 이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되는데 그것이 유라시아 지역입니다. 유럽도 아니고 중동도 아닙니다. 이제는 중국과 인도와 러시아의 시베리아입니다. 미국은 일본을 포함한 해양 세력에 포함됩니다. 해양 세력이 유라시아로 들어가기 위한 입구가 한반도입니다.

오바마 정부 때는 남북문제를 푸는 게 쉽지 않아서, 한반도를 함께 묶어서 전략적 인내라는 정책을 폈죠. 그게 뭐냐면 한반도는 그대로 놔두고 일본을 대신 내세워서 뭔가를 해보려고 했죠. 그래서 소위 ‘힐러리 벨트’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중국의 남하정책을 막도록 고안된 것이 힐러리 벨트죠.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까지 연결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남중국 연안을 막고 중국의 남하를 저지하려했습니다. 어쨌든 유라시아로 들어가려면 한반도를 통해야 합니다.

북한은 핵무기를 실제 사용하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핵무기를 완성한 후에 폐기를 조건으로 협상을 이끌려는 의도였죠. 이제 북한으로서는 핵무기를 가지고 폐기 협상을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제시할 때가 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 후 중국을 통한 경제 제재와 압박이 일정 정도 효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더 미룰 수 없는 상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의 경제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서 유라시아로 나가야 되고 중국과 경쟁해야 하는 처지입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북한의 비핵화가 유라시아로 진입하는데 있어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5회 미주한인 워싱턴 풀뿌리 컨퍼런스를 위한 뉴욕, 뉴저지 지역대회에서 특별강연을 하고 있는 김동석 상임이사

회담이 취소된 적이 있고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갔었는데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이유는 잘 모르지만 폼페이오와 김영철 사이에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게 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싱가포르에서 실무진 협상이 예정돼 있었는데 북한 측 협상 팀이 나타나지 않았던 거죠. 그러니까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먼저 전화를 했습니다. 어떻게 된거냐고 물었죠. 김정은이 다렌에서 시진핑을 만난 후 태도가 달라졌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곧 워싱턴 DC에 가니까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고 답했습니다.

제가 거기 갔었습니다. 분위기가 굉장히 싸늘했습니다. 당시 정상회담 분위기가 아니라고 봤죠.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취소했습니다.

한국으로서는 결코 놓칠 수 없는 기회였습니다. 그래서 두 정상이 통화를 하게 됐고 김정은 위원장이 먼저 제안해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죠.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를 원했고 결과적으로 잘 되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존 볼턴의 리비아식 해결 언급으로 인해서 자존심이 상했을 겁니다. 그리고 불안한 측면도 있었을 겁니다. 북한은 외교 문제에 있어서는 자존심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마치 돈을 구걸하는 것처럼 언론에 비쳐지는 모습도 불쾌했을 겁니다. 북한은 표면적으로나마 돈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 등을 통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노선으로 정책을 바꾸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습니다. 그것을 위해서 핵을 없애는 것이라는 얘기죠. 이렇게 주장하면서 자신들의 자존심을 세웠습니다.

나진 선봉 경제 특구는 중국이 100년 동안 이용할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상으로 내 준 셈이죠. 일제 강점기에 일본에게 철도 건설 권한을 준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북한 지도부는 중국과의 이런 관계를 원치 않습니다. 오히려 남측 동포들과 함께 하고 싶어 합니다. 여담이기는 하지만 김정일 생전에 경제가 너무 어려워 후진타오 주석에게 원조를 구하려고 기차를 타고 가다가 의주 역에서 11번이나 되돌아 왔다고 합니다. 그만큼 중국을 불편하게 생각했던 거죠. 이제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남한과 함께 해결할 수 있기를 김정은 위원장도 바라고 있다고 봅니다. 한민족 차원에서 굉장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서 문제를 풀어낸 거죠. 어쨌든 미국이나 북한 양국의 정상들은 회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상회담 전망은 긍정적으로 봅니다. 양측이 다 원하는 게 분명히 있으니까요.

 

그럼 앞으로 걸림돌이나 예상 못한 변수가 있을 수 있을까요?

지난 번 존 볼튼의 리비아식 모델 발언 배경에는 일본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볼튼은 대표적인 친일파 정치인입니다. 그 동안 미북 관계의 중재 역할은 문재인 대통령이 해 왔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을 만나니까 이제 일본만 제외된 형국이 되었습니다. 일본은 나름대로 미국에 줄을 대려고 애를 썼습니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나 중장거리 미사일 등을 거론하며 의제에 올려달라고 계속 요구를 했습니다. 그 의제를 볼튼이 받아서 포함시키려고 하니까 북한이 단박에 거절을 했습니다.

또 한 가지 변수는 6월 7일 아베의 방미입니다. 미일 관계는 한미 관계와는 매우 다릅니다. 미일의 친밀감은 거의 한 나라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일본은 미국이 없으면 안 되고 미국은 일본을 도와야 하는 관계입니다.

그래서 저는 정의용 실장에게 일본을 제외시키지 말고 챙겨가야 한다고 제안했었습니다. 일본에 의한 변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죠.

일단 이번 회담은 남북미 3자가 해결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밀리에 추진한 것이 아주 적중했다고 봅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반도 주변국들 때문에 우리가 통일을 못하고 있는 거죠.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이나 일본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정상회담을 이끌고 있는 것은 정말 잘하는 거라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 일본이나 중국에 아쉬울 것이 없습니다.

중국하고는 무역 전쟁을 선포할 정도죠. 일본하고는 감정이 더 좋지 않습니다. 맨해튼에서 일본 자본에 밀렸던 사업경험 때문입니다. 줄리아니 시장 초기 때까지 일본에 많이 당했습니다. 실제로 유세를 다니면서 일본인들이 우리 돈을 다 가져 간다고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TPP(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를 탈퇴한 거죠.

단기간에 미북간의 관계가 정상화 되고 남북미 3자 간의 관계와 협정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북의 경제문제, 인권문제가 해결되려면 미국 의회에서 법으로 묶어둔 제재를 풀어야 가능합니다. 테러지원국 해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의회에서 법으로 풀어야 합니다. 이런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의회를 움직이는 것이 한인 동포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 뉴욕한인회 김민선 회장이 의원들 초청으로 소녀상을 연방 의회로 옮겨서 전시회를 한다고 합니다. 2007년에 우리가 주도해서 위안부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습니다. 그리고 2010년에 뉴저지주 펠리사이드 파크에 위안부 기림비를 세웠죠. 한국에서 소녀상을 세운 것은 2013년 정도입니다. 미주 동포가 최초로 이 문제를 다뤘습니다. 그게 어떻게 가능했냐 하면 의회에서 초당적 이슈로, 즉 인권문제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한인들이 전면에 나서서 한일 간의 갈등관계로 이끌어 간 것이 아니라 미국 사람들을 내세워서 공화당 민주당 양당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인권 문제로 접근한 거죠. 또한 한국인이나 일본인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문제라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이제 소녀상을 가지고 가서 위안부 문제가 한일 간의 갈등이나 충돌의 문제인 것처럼 부각이 되면 미국 의회의 지지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더구나 한국 사람들이 한국에서 와가지고 한인 타운에 소녀상을 세웠다는 인상을 주면 현실적으로 곤란합니다. 여기 미국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 박물관의 소녀상을 가지고 가서 6월 7일에 의회에서 1시간 전시하는데, 여기 참가하는 의원 4명이 전원 민주당 소속입니다. 이렇게 하면 곤란합니다. 반드시 공화당 의원도 같은 수가 참여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함께 참여하는 초당적 행사가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공화당 의원들은 앞으로 위안부 문제가 인권문제가 아니라 민주당 이슈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협력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본은 주로 공화당에 로비를 해서 문제를 끌고 갑니다.

우리는 자주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면서 독일은 철저하게 과거를 사죄하고 반성하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비판합니다. 일본이 과거를 사죄하고 반성하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강해져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유대인들만큼 영향력을 키우면 일본도 사죄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강한 피해자론’을 주장합니다. 피해자들이 강해져야 합니다. 그리고 강한 사람들이 우리를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미국 사람들이 우리 목소리를 듣고 대신 얘기해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합니다. 미국이 나서서 말하면 일본은 반드시 듣습니다.

지금은 의회에 소녀상을 가지고 전시를 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겠지만, 지금은 미북 정상회담에 집중할 때라고 봅니다. 한인 단체는 한국 언론의 관심을 끌 것이 아니라, 미국 주류 언론이 주목할 일들을 해야 할 때입니다.

 

말씀 하신 김에 현 시국에서 미주 한인 동포들이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 조금 더 말씀해 주세요.

이번 정상회담이 한미 양국관계나 국익뿐만 아니라 한인 동포들에게 있어서도 정말 중요한 일이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뭔가 우리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걸 못해왔습니다. 그리고 역할에 대한 의식 자체도 부족한 형편입니다.

우리는 그저 한국 정부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미국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우리의 역할을 스스로 해야 하는 것이죠. 고국에 사는 사람들이나 정부가 미주 동포들을 대변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 정부의 정책과 조치에 우리의 요구와 의견이 반영되도록 우리가 나서야 합니다.

다른 민족들은 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만이나 이란 등이 그런 예죠. 이란 핵합의 폐기에 미국에 있는 우파 이란인들이 영향을 많이 미쳤습니다. 한인 동포들이 정신 차려야 합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데,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역할이 없으면 진정으로 살아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한미 관계에 관한 일이 생길 때마다 동포들이 한국을 바라보는 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미주 동포들은 워싱턴 DC를 쳐다보고 우리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연방 의원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후원회 등을 통하면 그들은 우리 동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습니다. 펀드레이징도 할 필요가 있죠. 미주에 2백 5십만이나 되는 한인 동포들이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 역량을 키워서, 이런 중대한 문제가 있을 때 의회에 힘을 써야 합니다. 미국 의원들은 철저히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 일합니다. 그만큼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민감합니다. 서울만 바라볼 게 아니라 워싱턴 DC를 봐야 합니다. 의회는 시민의 몫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도 활동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계기나 활동 내용을 간략히 말씀해 주시겠어요?

문재인 대통령 후보시절부터 외교안보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당선 후 집권 초반에 남북문제와 미북 문제를 풀어야 된다는 생각을 했었죠. 평창 동계올림픽이 좋은 기회라고 봤습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북경을 오가며 준비를 했고 서훈 국정원장이 김영철을 만나며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미국 쪽에서는 민간 차원에서 역할을 할 사람이 필요했고 제가 추천을 받았습니다. 제가 체육인이 아닌데 홍보대사가 되었다고 힐난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중차대한 시국에 미국에 한 30년 사람으로서 작은 역할이나마 했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보람도 있습니다.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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