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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기독교의 종말

기사승인 2018.11.22  03: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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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 랜드 ⓒ 커트 앤더슨

한국에 갈 때마다 반드시 한 번은 교보문고를 들리는데 그때 마다 사고 싶은 책은 많지만 무거운 책을 가져오는 것이 어려워서 책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거다” 하고 보자마자 집어 든 책이 ‘판타지랜드’이다. 715페이지나 되는 무거운 책이었지만 미국 사회, 특히 미국의 종교를 통속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기 때문이다. <커트 앤더슨>이 백인들이 신대륙을 침략한 이후 500년 동안 지내온 세월을 정신구조적 측면에서 들여다 본 책이다.

그러나 막상 ‘판타지랜드’ 를 읽으면서 “내가 무슨 정성이 뻗쳐서 이렇게 두꺼운 책으로 된 미국 이야기를 읽고 있나?” 싶어서 집어 던지고 싶었다가도 미국인들의 정신세계에 큰 영향을 주어왔던 미국 개신교 역사의 객관적 평가가 실려 있기 때문에 그냥 인내심을 발휘하여 읽고 있다.

왜냐하면 한국 기독교를 알려면 친정인 미국 기독교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책을 읽다 보면 미국 사회를 형성하는데 기독교가 큰 영향을 끼치기는 했지만 그 결과가 얼마나 부정적이었는가를 잘 말해 주고 있다.

간단 요약하면 안정되어 있는 유럽 대륙에 비해서 위험하고 모험적이고 흥분할 거리가 많은 신대륙에서는 온갖 자극적인 종교 현상이 창궐하고 비이성적인 종교가 판을 치게 되었다는 것이다. 록큰롤이 미국에서 시작 되었듯이 거친 감정을 자극하는 종교도 미국에서 시작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의 기독교는 미국의 대중문화처럼 여과 없이 직수입 된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다양하게 부작용들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종교에서 배운 한국교회의 전도 방법은 한 명을 구하기 위해서 질주하다가 여러 사람 다치게 만드는 구급차 같은 방법이다.

공격적 전도 방법을 통해서 당장 자기 교회에 사람을 끌어드리는 일에는 성공을 해도 사회적으로 기독교를 혐오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즉 항생제를 많이 먹으면 웬만한 량으로는 듣지 않는 내성이 강한 환자를 만드는 것처럼 그 동안 기독교의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한 경쟁, 무차별, 비문명적 선교 활동의 부작용이 나타나 전도에 면역성이 길러졌다. 급기야 증세가 심한 어떤 이들은 기독교의 '기'자, 예수의 '예'자만 들어도 그만 파르르 경기를 일으킬 정도가 되어 버렸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 세기가 지나자 약발이 떨어져서 미국산 기독교가 가파르게 쇠퇴 중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가난했을 때는 미제가 무조건 다 좋아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교는 미국 것이 좋은 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천만의 말씀이다.

시드니에서 늦은 나이에 간략한 신학교육을 받고 대강 목사가 된 이가 나를 인본주의자라고 했다고 해서 한참 웃었다. ‘인본주의, 신본주의’라니 도대체 언제적 정의인가? 19세기에 사용되었던 이런 개념으로 아직도 정의를 내리는 사람이나 신학교육이 있다니 얼마나 클래식한가?

나는 20세기 중반에 태어나서 21세기를 살고 있다. 더욱이 현대는 인공지능(AI)이 유통되는 메트릭스의 세계로 접어들고 있다. 이런 시대에 신본주의와 인본주의를 나누는 사고방식을 가진 이들이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한 일이다.

지금은 신이 문제가 아닌 기계가 문제인 시대이다. 지금 인간은 어떻게 하면 신의 마음에 들게 살 것인가 보다는 기계와 어떻게 조화롭게 살 수 있을 것인가를 염려해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한국에서도 기독교가 사회발전에 얼마나 심각한 장애요인이 되고 있는지 현실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사학법 반대, 교회과세 반대, 차별금지법 반대 등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개혁적 입법을 반대하는 못난 짓만 골라서 하고 있지 않은가? 이러니 어떻게 다음 세대까지 살아남을 수가 있겠는가?

인류 문명사의 후진적 집단은 역사 발전에 뒤쳐지게 마련이고 그렇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추진력은 종교의 보수성이다. 그런 면에서는 이슬람이나 보수 기독교나 일란성 쌍둥이라고 할 수 있다.

지성수 목사 / 군종, 교목, 원목, 빈민목회, 산업목회, 개척 교회, 이민 목회등을 거쳐서 지금은 현장 목회를 하고있다.

지성수 newsm@newsm.com

<저작권자 © NEWS 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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