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현장, 대구 경북대학교 무슬림 유학생 현황은?
갈등의 현장, 대구 경북대학교 무슬림 유학생 현황은?
  • 김동문
  • 승인 2022.12.17 08: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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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곁의 무슬림 이웃에게 눈길을 주는 기회
ⓒ 대구 MBC
ⓒ 대구 MBC 뉴스 동영상 갈무리

대구 북구 대현동의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싼 갈등?

최근 대구 경북대학교 서문 쪽으로 눈길을 돌리게 하는 기사를 마주한다. 뉴스 속 현장이 낯설지 않았다. 잠시였지만, 현장을 둘러봤던 덕분이다. 대구 MBC(2022.12.15)는 "이슬람사원 공사장 앞 '돼지고기 파티' 논란"이라는 제하에 이렇게 보도했다. 

"대구 북구의 한 주택가에서 이슬람 사원 공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인근 주민이 거세게 반대하면서 2년째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12월 15일 공사현장 근처에서 사원 건립을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이슬람교에서 금기로 여기는 돼지고기 먹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 대구 MBC
ⓒ 대구 MBC  뉴스 동영상 갈무리

온라인 공간에서는 주민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뉴스 M도 "대구 북구 대현동 엽기 돼지 바비큐 파티, 개신교 교회 개입했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올렸다.

"이번 대현동 돼지 바비큐 파티 사태를 보도한 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에게 문의한 결과 이번에도 개신교 교회가 개입한 것으로 확인했다.?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 사회에선 종교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개신교 교회도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그들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대구 대현동 주민들이 했던 방식으로 타문화를 대놓고 조롱하고, 혐오하면 타문화권 이민자는 한국을 외면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한민족은 ‘씨’가 마를 것이다."

그렇지만, 위의 기사에는 개신교 교회가 개입한 것과 관련한 어떤 근거를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오마이뉴스 조정훈 기자가 말했다는 것이 전부일 뿐이다. 사실 한국 사회에서 이주자 문제나 이슬람, 무슬림 관련 논쟁에서 절대다수의 한국 교회가 적극 반대 태도를 보여온 것에 비춰 본다면, 대구 북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 건축을 둘러싼 논쟁의 자리에 기독교 단체나 인물이 공식적으로 드러난 것은 없다.

ⓒ 대구 MBC
ⓒ 대구 MBC  뉴스 동영상 갈무리
ⓒ 대구 MBC
ⓒ 대구 MBC

이런 주제를 다루는 것은 필자의 처지에서는 여러 면에서 불편하다. 하나의 사건을 지지하거나 옹호하거나 아니면 이말 저말 섞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지만, 이미 벌어진 일을 통해 문제 해결의 길을 구체적으로 찾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특히 2014년, 2015년 기간에 여러 차례 대구 지역의 이슬람 사원과 기도처를 찾곤 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초에도 이번 뉴스의 현장을 찾기도 했다.

이 꼭지글은 작은 관심 하나를 담은 글이다. 그것은 대구 경북대학교에 얼마나 되는 무슬림 유학생이 있는가에 주목하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서 얼마 정도의 학생이 와서, 어떤 과정을 밟고 있는가, 살펴보는 것이다. 이것은 이번 사건을 통해 숫자가 아닌 사람, 우리 사회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살고 있는 또다른 이웃을 마주할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은 때문이다. 필자는 이 글에서 이슬람 사원은 독립 건물로 운영되는 경우를, 기도처는 건물의 지하이든 지상이든 크건 작건 일정 공간을 빌려서 무슬림이 사용하는 경우를 지칭하려고 한다.

 

대구의 이슬람 사원 현황은?

대구 지역의 무슬림 기도처, 사원 현황  ⓒ 구글 지도

위의 구글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대구 지역에는 10곳 이상의 무슬림 기도처와 사원이 자리하고 있다. 달서구 3곳, 북구 4곳, 달성군 2곳, 서구 1곳 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12월 현재 상황은 내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요 수치는 2014-15년 사이에 대구 지역 답사한 것에 바탕을 둔 추정치이다. 최근의 현황이 궁금하다.) 대구 지역의 무슬림 다수 국가 출신 이주자의 체류 지역과 공단 지역, 기도처 등의 위치를 검토하면, 한국인 밀집 지역보다 공단 지역을 중심으로 무슬림 기도처 등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는 하다.

위의 현황을 바탕으로 한다면, 경북대학교에 유학중인 무슬림 유학생 가운데 다른 지역의 기도처나 이슬람 사원이 아닌 학교 가까이에 기도처가 필요한 것은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유학생의 60% 가까운 수가 이공계, 자연과학을 전공하고 있다. 기도처나 이슬람 사원의 필요성은 종교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공동체의 필요도 한몫한다. 많은 경우 무슬림은 구별된 장소인 기도처나 사원에서의 기도에 덜 집착을 한다.  자신이 구별한 장소에서 기도를 하는 것이 익숙한 무슬림이 많다. 그런데도 모임 공간이 필요한 것은 공동체를 확인하는 의미도 적지 않다.

 

경북대학교 무슬림 유학생 현황은?

출처 : 2021년 국내 고등교육기관 내 외국인 유학생 통계

경북대학교에 재학중인 무슬림 다수 국가 출신 외국인 유학생은 317명(2021년 4월 1일 기준)이다. 전체 외국인 유학생 2,295명의 13.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유학생 모두가 무슬림은 아니다. 무슬림 다수 국가의 무슬림 종교 인구 비율을 반영한다면, 280명 정도가 법적으로 무슬림일 것이다. '법적으로 무슬림'인 것은 신분증 종교란에 무슬림이라고, 종교가 이슬람이라고 적혀 있기 때문이다. 법적 종교 정체성이 개인의 종교적 정체성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출처 : 2021년 국내 고등교육기관 내 외국인 유학생 통계

무슬림 다수 국가 출신 경북대 유학생의 학위 과정 현황은 아래와 같다. 박사 과정 28.1%, 석사 과정 26.5% 정도로 장기 체류가 필요한 유학생이 적지 않아 보인다. 유학생 인원을 보면 우즈베키스탄(73명), 인도네시아(59명), 파키스탄(58명) 출신의 순서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한국에 체류하는 다른 국가 출신 무슬림보다 파키스탄과 인도네시아에서 온 무슬림의 활동과 종교적 열심이 크게 다가왔다. 인도네시아인, 파키스탄인이 주로 모이는 기도처가 독립적으로 운영되곤 한다. 물론 타인종 무슬림에게도 개방되어 있지만, 이른바 특정 국가 출신이 주류를 형성하기도 한다.

 

갈등의 현장에 교회는 어떻게 자리할 수 있을까?

너무 당연한 질문을 던진다. 이 갈등의 현장에 교회는 어떤 몫이 있는 것일까? 필자는 이번 뉴스를 마주하면서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아니 두 가지 장면이 다가왔다. 하나는 주민들의 거부 운동에 이견을 내는 경북대 재학생의 존재가 먼저이고, 다른 하나는 이 갈등 현장에 공식적으로 교회의 존재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두번째이다. 그나마 교회가 적극적으로 이슬람 사원 건축 반대 입장을 보이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교회가 나설 수 없다면, 경북대 기독동아리 구성원들은 어떤 몫을 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 대구 MBC
ⓒ 대구 MBC  뉴스 동영상 갈무리
ⓒ 대구 MBC
ⓒ 대구 MBC  뉴스 동영상 갈무리

낯선 땅의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공동체는 소중하기 그지 없다. 그런 만남, 위로, 격려, 응원, 동질감을 누릴 수 있는 시간, 공간으로서 경북대 재학중인 무슬림 유학생에게 이슬람 사원은 자리하고 있을 것 같다. 사원에 모이는 것, 함께 기도하는 것, 그것을 두고 종교적인 눈길로만 볼 것이 아니다. 이주민을 대하는 원주민, 정주민, 토박이의 커진 말과 행동, 차가운 눈빛 자체가 안겨주는 아픔으로부터 숨쉴 공간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그네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공통점일 것 같다. 경북대에 재학중인 무슬림만 그런 것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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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가서공부해라 2023-02-05 17:26:41
두바이가서 공부해라 같은 무슬림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