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은 좌파가 될 수 없을까?
이단은 좌파가 될 수 없을까?
  • 김기대
  • 승인 2024.04.17 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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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말리의 종교 래스터패리(Rastafari)

사회학자 피터 버거는 그의 이단의 시대 통하여 현대사회의 획일성을 비판한다. 종교적 이단은 이런 획일성에 저항함으로써 소외된 민중들과 함께 하는 순기능이 있다. 예수도 유대교의 입장에서보면 이단아였고, 개신교도 가톨릭의 이단이었다. 이러한 이단들은 초기에는 순기능을 하지만 제도 종교가 되면서 기득권을 대변하게 된다. 토마스 뮌처의 농민혁명에 반대 입장을 가졌던 루터가 대표적인 경우다.

한국 사회에서 명멸해간 수많은 이단들도 같은 길을 걸었다. 통일교, 천부교(박장로교) 등이 초기에는 반짝 민중들과 함께 하는 했으나 결국은 기득권 종교가 되고 말았다. 최근에는 신천지가 각종 선거때마다 음모론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기득권이 이후 이단들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들은 초심을 버리고 항상 보수 우익적인 경향성을 보일까? 교단이 정착해가는 과정에서 보수 정치인들이나 관료들의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돈이 오고 갔다는 심증이 정확할 것이다. 거기에 부패한 사법 시스템도 몫했을 것이다.

지난 해 한겨레 신문에 실린 하나님의 교회 광고 갈무리. 한겨레 신문은 기사 상단에 전면광고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채 4면에 걸쳐 실었다.
지난 해 한겨레 신문에 실린 하나님의 교회 광고 갈무리. 한겨레 신문은 기사 상단에 전면광고라는 것을 밝히지 않은 채 4면에 걸쳐 실었다.

 

의외의 경우도 있다. 지난 12 6 한겨레 신문은 무려 4면에 걸쳐 하나님의 교회(안상홍 증인회) 광고를 실었다. 기사형 전면 광고일 경우 전면광고라는 것을 밝히게 되어 있는데 한겨레 신문은 관례도 따르지 않았다. 하나님의 교회 측은 한겨레 신문을 택했을까? 진보언론을 교두보 삼아 외연을 확장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궁금증은 남는 대목이다. 신천지의 2인자로 불리던 지재섭이 광주 지역 신천지 청년들과 5.18묘지 비석닦기 행사를 진행한 것도 전통적인 이단의 모습과는 다르다. 하지만 지재섭의 해임으로 의미는 퇴색되었다.

반면 역사 자체가 수탈로 얼룩진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는 심심찮게 좌파 성향의 이단 종파들이 발견되곤 한다. 대표적인 것이 자메이카에서 발생한 래스터패리(Rastafari). 래스터패리는 전설적인 레게 가수 말리를 다룬 영화 러브’(감독 레이날도 마커스 그린, 2024)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Who shut the sheriff’에서 소개되고 있다.

영화에 보면 말리는 래스터패리의 선지자급으로 언급된다. 래스터패리는 1930년대 자메이카에서 시작된 기독교 이단 종파로 (Ya)라고 하는 유일신을 믿는다. 하지만 모든 곳에 내재된 신이라는 점에서 범신론적 성격도 갖고 있다. 말리는 1960 후반부터 1981 사망 때까지 헌신적인 래스터패리언(래스터패리 신자들을 부르는 )이었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에서 증언하는 여러 출연자들의 래스터패리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다.

래스터패리는 자메이카와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의 해방과 연대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프리카의 자급자족과 자율적 발전을 지향하며,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반대,그에 따른 경제적 자율성을 강조한다. 때문인지 몰라도 래스터패리언들은 에티오피아의 마지막 황제 하일레 셀라시에를 예수 다음 신의 현현으로 여겼다. 정작 하일레 셀라시에는 정교회 신자여서 그는 생전에 이같은 현상을 어이없어 하면서 차라리 정교회를 믿으라고 이야기했을 정도다. 래스터패리가 시작할 당시 이디오피아가 지금처럼 최빈국이 아니였던 것이경제적 자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모범적이었을 수도 있고, 사도행전에 나오는 이디오피아 관리를 염두에 두었다고 추정할 있다.

이들은 자메이카뿐만 아니라 세계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간의 연대를 강조하기 때문에 아프리카 대륙이 자유와 정신적 귀환의 상징인시온 된다. 일찌기 생태주의에도 관심을 가져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활 방식을 강조한다. 심지어 자연산 대마초(양귀비) 흡연을 신성시할 정도다. 상대적으로 코카인과 필로폰(히로뽕) 사용량은 적다. 밥말리도 대마초 흡연자였으며 머리를 기른 이유도 레위기에 기초했으며 그의 식단도 철저히 래스터패리의 생태주의 식단을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암이 발견된 이후에도 치료를 거부하다가 악화되어 1981 36세의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1976 스마일 자메이카 콘서트를 준비하다가 당한 피습의 충격으로 말리는 런던으로 이주했다. 아직도 사건의 전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당시 자메이카는 마이클 맨리가 이끌던 사회주의 계열의 인민당(PNP) 에드워드 시가의 주도하에 있던 친미 보수정당 노동당(JLP) 대립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각각 폭력조직을 거느렸다. 샤워 포지는 노동당의 영향 아래 있었으며 버키 마샬이 이끌고 있었다. 인민당은 마숍이 두목으로 있는 스톤 크러셔를 거느리고 있었다. 말리가 인민당이었기 때문에 피습은 상대 조직이 일으켰다고 쉽게 추정할 있으나 실제 복잡한 상황이었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인민당은 말리의 스마일 자메이카 콘서트를 이용하고 싶었는데 말리는 어느 진영에 서기보다 화해를 주장했다. 이에 실망한 인민당 계열이 벌인 일이라는 주장도 있다.

자메이카의 상황은 극심해졌다. 이에 정파에서 런던에 있는 말리를 불러 평화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 당연히 거절했던 말리가 오랜 설득 끝에 자메이카로 귀국해서 것이 1978년의 러브 콘서트다. 콘서트 장에서 말리는 정당의 지도자 마이클 맨리 수상과 에드워드 시가 대표를 무대 위로 불러 악수를 권했고 둘은 화해의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는 언제쯤 평화와 인권과 평등을 선포하는 이단 종파의 출현을 있을까?

공연 뒤에 말리는 런던으로 돌아갔고 폭력단의 보스 2명은 각각 피살당했다. 정치에 이용된 폭력조직이 항상 당해온 당연한 수순이었다. 러브 콘서트 장에서 부른 노래가 러브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One love, one heart 하나의 사랑, 하나의 마음

Let's get together and feel all right 우리 함께 해요 기분이 괜찮아질 거에요

Hear the children crying (One love)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봐요 (하나의 사랑)

Hear the children crying (One heart) 아이들의 울음소리를 들어봐요 (하나의 마음)

Sayin', "Give thanks and praise to the Lord and I will feel all right." 말해요, "하느님에게 감사와 찬양을 드리면 기분이 괜찮을거야."

Sayin', "Let's get together and feel all right." 말해요, "우리 함께 해요 기분이 괜찮아질거야"

Whoa, whoa, whoa, whoa

Let them all pass all their dirty remarks (One love) 추잡한 말들은 모두 지나가게 하세요 (하나의 사랑)

There is one question I'd really love to ask (One heart) 내가 정말 묻고 싶은 질문이 하나 있지요 (하나의 마음)

Is there a place for the hopeless sinner? 희망없는 죄인을 위한 곳이 있나요?

Who has hurt all mankind just to save his own? 누가 단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모든 인류를 아프게 했나요?

Believe me 나를 믿으세요

One love, one heart 하나의 사랑, 하나의 마음

Let's get together and feel all right 우리 함께 해요 기분이 괜찮아질 거에요

As it was in the beginning (One love) 시작이 그랬듯이 (하나의 사랑)

So shall it be in the end (One heart) 끝도 그러하리라 (하나의 마음)

Alright, "Give thanks and praise to the Lord and I will feel all right." 좋아요, "하느님께 감사하고 찬양하면 기분이 좋아질거예요."

Let's get together and feel all right. 우리 함께 해요 기분이 괜찮아질 거에요

One more thing 하나만

Let's get together to fight this Holy Armageddon (One love) 우리 함께 모여 신성한 전쟁에서 함께하자 (하나의 사랑)

So when the Man comes there will be no, no doom (One song) 그러면 그분이 오실 파멸은 없을 거에요 (하나의 노래)

Have pity on those whose chances grow thinner 기회가 사라져가는 이들에게 연민을 가져요

There ain't no hiding place from the Father of Creation 창조주 아버지에게서 숨을 곳은 없지요

Sayin', "One love, one heart 말해요, "하나의 사랑, 하나의 마음"

Let's get together and feel all right." "우리 함께 해요 기분이 괜찮아질 거에요"

I'm pleading to mankind (One love) 나는 인류에게 애원을 하고 있어요 (하나의 사랑)

Oh, Lord (One heart) Whoa. , 하느님 (하나의 마음) Whoa

"Give thanks and praise to the Lord and I will feel all right." "하느님께 감사하고 찬양하면 나는 기분이 괜찮아질거야."

Let's get together and feel all right. 우리 함께 해요 기분이 괜찮아질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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