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카데미 상에서 발생한 인종 차별
이번 아카데미 상에서 발생한 인종 차별
  • 편집부
  • 승인 2024.03.14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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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피해의식인가, 정당한 문제 제기인가

영화라라랜드에서 상큼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엠마 스톤이 라라랜드에 이어가여운 것들’(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여우주연상을 거머 쥐었다. 한국에서는 그의 이름에서 글자씩 로다주 익숙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오펜하이머 아카데미 상인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배우 모두 세계적으로 팬층이 두텁고 그동안 구설수도 없었기에 수상에는 별다른 뒷말이 없을 했다. 그러나 수상식 배우 모두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은 배우라기 보다는 아카데미 측에 책임이 있어보이는데 비난은 고스란히 배우들의 몫으로 돌아갔다.

지난 10 할리우드의 돌비 극장(Dolby Theatre)에서 열린 제 96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평소와는 다른 무대 진행이 문제가 되었다. 관례대로라면 전년도 수상자가 시상하고 올해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건네주는데 올해엔 지난해 수상자를 포함해 앞선 수상자 4인을 선정해 무려 다섯 명의 시상자를 세워 무대에 올린 것이 비난을 초래했다. 지난해 아시아계 배우들(양자경, 호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 수상했기 때문에 올해 시상식에는 양자경이 엠마 스톤에게 호이 콴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트로피를 건네야 했다. 물론 그렇게 행해졌지만 다른 배우들이 무대에 함께 함으로써 아시안 배우를 향한 스포트라이트가 반감되었던 것이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난해 수상자였던 호이 콴이 건넨 트로피를 받는 과정에서 인사 없이 지나쳤고 머쓱해진 호이 콴이 축하 인사를 건네려 제스쳐를 취했지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호이콴을 외면하고 몸을 돌려 수상 소감을 말해 시청자의 원성을 샀다.

엠마 스톤도 지난해 수상자인 양자경이 건넨 트로피를 받자마자 그를 지나쳐 제니퍼 로렌스(평소 같으면 제니퍼 로렌스가 있을 자리가 아니었다)에게 다가가 수상의 기쁨을 나눴다. 엠마 스톤은 양자경에게 받은 트로피를 다시 제니퍼 로렌스에게 건넸고 제니퍼 로렌스가 다시 엠마 스톤에게 트로피를 건네는 희한한 상황이 펼쳐졌다. 엠마 스톤과 제니퍼 로렌스는 절친으로 알려져 있으니 엠마 스톤이 친구를 향해 우정의 표시로 트로피를 건냈다가 다시 받은 것으로 아량으로 있는 장면이지만 예의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

일각에서는 인종차별 논란이 지나친 피해의식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아카데미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된 것은 틀림없다.

지난 아카데미는 2020기생충’(봉준호 감독), 2021노매드랜드’(클로이 자오 감독, 중국계), 2022코다’(션헤이더 감독), 2023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다니엘 감독, 중국계)에게 대상을 수여함으로써 코비드19 대란 시기에 소수자들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했다.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트레일러에서 살아가는 노매드(유목민) 삶에 주목한 중국계 감독의 영화노매드랜드 아카데미에서기생충 밀린조커’(토드 필립스 감독) 의식한 수상으로 여지가 많았다. ‘조커’, ‘노매드랜드모두 미국의 어두운 면을 후벼판 좋은 영화지만조커 조금 미국은 신랄하게 비판했기에 외면(남우주연상은 받았다)받은 점을 두고 아카데미 선정 위원들의 보수성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많았다. 청각장애인 가정의 삶을 담은코다 소수자를 소재로 영화지만 애플이 제작한 영화였다. 코비드 시기에 커지기 시작한 OTT시장을 향한 구애처럼 보일 면이 많았다. ‘에브리씽~’ 중국계 이민자 가정의 이야기였다.

영화 '가여운 것들'의 한 장면
영화 '가여운 것들'의 한 장면

 

이와 달리 이번에 7 부문을 석권한오펜하이머’(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연출 연기 미술 각색에서 좋은 영화임에 틀림없지만 결국은 미국 승리의 영화였다. 병주고(원폭투하), 약주는(핵무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 주체가 모두 미국이다. 미국을 비판해온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플라워 킬링 평론가들의 예상대로 무관에 그쳤다. ‘플라워 킬링 여주인공 릴리 글래드스턴은 미국 원주민 사회를 황폐화시키려는 백인들의 시도에 맞선 주체적인 여성 역할을 뛰어나게 연기했지만가여운 것들 엠마 스톤에 밀렸다. ‘가여운 것들 엠마 스톤은 영화에서 거의 만들어진 것이나 다름없는 피동적 역할을 맡았다. 릴리 글래드스턴에게 원주민 피가 섞여 있어서 였을까?

물론 모든 논란들을 지나친 피해의식,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 과도함으로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미묘함(microagression, 일상에서 벌어지는 미묘한 차별) 별생각없이 지나치게 되면 논란은 갈수록 마각을 드러내게 것이다. 특히 마이크로어그레션이 다른 이에게는 크게 보이고 자신에게는 사소하게 지나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끊임없는 자기 객관화가 세상의 모든 차별을 없앨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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