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마크롱 돌풍, 한국 모델이 될 수 없는 이유
프랑스의 마크롱 돌풍, 한국 모델이 될 수 없는 이유
  • 편집부
  • 승인 2017.06.1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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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마크롱 따라 하다 큰일 난다

프랑스의 젊은 지도자 마크롱, 25살 연상의 아내와 산다는 것만으로도 ‘혁신’인 그는 트럼프와 악수 싸움에서 이긴 것으로 시선을 끌더니 지난 11일 총선에서 지난해 창당한 마크롱의 신생정당 앙 마르슈(전진)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프랑스 국민회의의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이번 총선은 이미 치르어진 11일 선거에 이어 18일 한 번 더 실시된다. 총 577명의 국민회의 의원을 선출하는데  11일  1차 투표에서 과반을 득표한 후보자가 있는 지역구는 당선을 확정한다. 과반 후보자가 없는 지역구는 18일에 결선 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확정한다.

1차 투표 결과 집권연합인 앙마르슈와 민주운동은 득표율 32.32% 를 기록하며 승리했다. 전 집권당인 사회당은 약 200여 석의 의석을 잃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예상으로는 앙마르슈와 민주운동 연합은 하원 전체 577석의 3/4에 이르는 415~455석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랑스의 이런 흐름을 보면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 발목을 잡는 야당이 성에 안차는 한국의 진보세력들은 프랑스를 부러워 하곤 하는데 실제로 속사정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특히 결선투표에서 극우정당 후보인 르펜을 꺾었다는 점에서 자유한국당을 꺾은 더불어 민주당과 비교하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목수정 작가도 자신의 SNS를 통하여 이런 우려를 전한 바 있다.  프랑스 국민들이 사회당을 포함해 기존 정당들에 혐오감을 갖게 된 가장 큰 이유가 경기침체인데, 마크롱 대통령은 사회당 정권에서 대통령 경제보좌관과 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마크롱과 앙 마르슈는 산별노조를 무력화하고 공무원을 감축하는 등 노동유연성을 강화하는 한편 법인세와 정부 지출을 낮추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정책들은 이미 그가 사회당 정부에서 밀어 부쳤다가 비판으로 인해 취소된 전력이 있다.

마크롱의 배후에는 신자유주의 지식인과 언론, 자본가들이 있고 패션 사업이나 성인물 사업으로 재산을 축적했지만 사회당 우파를 지지하는 이른바 ‘붉은 자본가’들이 포진하고 있다.

진보적 매체였지만 최근 ‘붉은 자본가’들이 장악한 <르 몽드>나 로스차일드 계열 자본이 차지한  <리베라시옹> 등도 마크롱 돌풍을 만드는데 일조했다.

목수정 작가의 지적처럼 프랑스 국민들의 마크롱에 대한 지지는 한국언론이 전하는 것처럼 압도적이거나 열광적이지 않다. 극우 정당의 집권을 막아낸 것만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온갖 수단 방법을 다 써가면서 집권하려 했던 극우정당 자유 한국당의 집권을 막아 낸 것은 충분히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앞으로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마크롱식 신자유주의를 모델로 삼으면 개혁도 이루지 못하고 우파 세력의 먹이감이 되기 쉽다.

일단 문재인 정부는 출발이 좋다. 하지만 단순히 지지율에만 도취되어  노동문제를 비롯한 산적한 현안들에서 뚜렷한 색채를 내기 두려워 한다면 인기 조차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유럽의 주요 좌파 정당들이  신자유주의 경향을 보이다가 쇠퇴했지만  뚜렷한 색채로 최근 약진하고 있는제레미 코빈의 영국 노동당의 경우를 반면 교사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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