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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와 동성애자가 만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기사승인 2017.06.16  08: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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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 운동과 노동운동이 연대한 실화- 런던 프라이드

성소수자에 대해 편견이 많은 어떤 사회적 약자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곤경에 빠졌는데 ‘혐오스러운’ 그들이 도와준다고 나선다면? 난감한 상황이다. 약자와 약자가 연대해서 힘을 합쳐도 자본과 기득권의 세력은 강고해서 넘을 수 없다고 느껴질 때가 많은데 실제로 약자의 적은 약자일 때가 많다. 저소득층 저학력층 등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노동운동 등을 심하게 배척하는 경우는 한국에서 흔한 장면이다.

2014년에 만들어진 영화 '런던 프라이드'는 2017년 한국에서도 개봉되었고 인터넷 서점 등에서 DVD를 구입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6월은 성소수자들의 축제인 프라이드가 세계적으로 열리는 달이다. 무지개를 상징하는 프라이드 깃발은 1978년 길버트 베이커에 의해 만들어졌다. 올해는 페이스북이 라이크의 종류에 프라이드 깃발이 추가되었다.

영화 '런던 프라이드'는 1984년 런던에서 프라이드에 참석했던 일부 성소수자들이 영국 전역으로 퍼진 광부들의 파업을 돕기 위해 나선 실화를 다룬다. 이질적인 두 집단이 오해와 편견을 이기고 연대해가는 과정이 유쾌하게 담겨 있다. 

1984년 영국 총리 마거릿 대처는 전국광원노조(NUM)를 해산시키려고 했고 영국 전역의 광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한편으로는 성소수자 혐오를 이용해 보수 세력의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고 했다.

런던에서 활동하던 성소수자 활동가들은 '광부들을 지지하는 레즈비언과 게이들(LGSM)’이라는 단체를 결성해 그들을 돕기로 결정했지만 일단 각 지역의 광부 단체에서 그들의 도움을 오히려 모욕적으로 생각했다. 보수적인 노동자들에게는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던 중 사우스웨일즈 지역의 광산 노조에서 이들의 도움을 승락(?)한다. 영화가 사실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노조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은 할머니는 LGBM이 무슨 단체인지 므로고 대답을 했던 것이고 LGBM에서 모금한 돈을 수령하러 온 노조 간부는 L이 런던의 이니셜인지 알았다고 할 정도로 그들은 모르고 이들과의 연대를 결정했다.

이후 노조 내의 편견과 반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유쾌함과 눈물이 교차되는 장면이 이어진다.  

노조 간부의 런던 방문에 이어  LGSM이 낡은 미니버스를 빌려 마을을 직접 방문하는 과정을 보면서 희망버스의 원조가 여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한 장면

춤과 노래,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파업중에도 '놀이'를 잃지 않는 광산촌 주민들, 레즈비언들의 섹스 토이를 보고 즐거워하는 광산촌 여인들, 사실은 자신이 게이였다고 결혼 수십년만에 아내에게 고백하는 할아버지, 여성들을 유혹해 보겠다고 게이들에게 춤을 배우는 무뚝뚝한 웨일스 청년 등이 영화를 시종 유쾌하게 이끌어 나간다.

하지만 성소수자 활동가들 일부가 에이즈로 일찍 죽고 혹은 투병중이라는 마지막 자막은 관객들을 슬프게 만든다. 동성애=에이즈라는 편견 때문이 아니라 그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사랑을 지켜나갈 수 밖에 없었던 이들이 보여준 사랑의 방식, 그리고 사회적 소수자로서 다른 사회적 소수자를 위해 편견과 조롱에도 불구하고 뛰어 들었던 그들의 용기가 돋보이는 영화다.

에마뉘엘 레비나스 철학의 주제는 환대다. 데리다는 이것을 받아 환대의 철학을 더 발전시켰다. 환대란 무엇인가? 이방인(타자)에 대한 사유, 이방인과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전개되는 끝자리에 환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동일성을 벗어나 다른 어떤 것을 받아 들이는 것, 그것이 곧 환대다. 써 데리다의 말처럼 이방인을 환대함으로써 자신의 내재성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이다.

소돔과 고모라를 찾았던 천사들은 환대는 커녕 지역 주민들에 의해 수치를 당한다. 소돔과 고모라의 죄는  환대하지 않은 죄였다. 

편집부 newsm@newsm.com

<저작권자 © NEWS 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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