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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전구도 해체, 동포사회 역할 어느때보다 중요

기사승인 2018.07.04  10: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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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특별초청 통일 강연회에서 밝혀

왼쪽부터 박효성 뉴욕총영사,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양호 뉴욕평통 회장, 임마철 민화협 회장

[뉴스M=신기성 기자] 사단법인 한반도 평화포럼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세현 전통일부 장관이 지난 2일(월) 저녁 7시 30분에 뉴저지주 포트리에 위치한 더블 트리 힐튼 호텔에서 공개 강연회를 가졌다. 정세현 전 장관은 한반도를 둘러 싼 냉전구도가 해체될 절호의 기회가 왔다고 선언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미주 한인 동포들에게 중요한 역할이 주어졌다고 말했다.

북한, 믿을 수 있나?

그동안 북한이 지속적으로 합의를 파기하고 벼랑 끝 전술을 고수해 왔다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 역시 부시 정부 때부터 북한에 신뢰를 주지 못해 왔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국가간 합의는 상호 신뢰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면, 양국은 1994년 10월 20일 열린 제네바 기본회담에서 영변 핵활동 중단 대가로 3개월 내 북미간 수교 협상을 시작하고 및 200만kw 한국형 원자로 발전소를 영변에 건설할 것을 합의했다. 하지만 합의 2주 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수당이 되고 결과적으로 수교협상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2005년 9월 19일 열린 제4차 6자 회담에서는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파기하고 NPT, IAEA 복귀를 조건으로 한반도 평화협정, 단계적 비핵화, 북한에 대한 핵무기 불공격 약속, 북미 간 신뢰구축 등에 합의를 했다.

하지만 미국은 회담 다음 날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 의혹을 제기하며 애국법 제 31조에 근거해 마카오 소재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을 북한 불법 자금 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목한다. 당시 미 재무부는 “북한 당국이 BDA를 위조지폐를 제작, 유통시키는 불법거래와 돈 세탁에 이용하는 혐의가 있다”고 발표하고 신중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또한 불법으로 조성된 자금을 북한 핵 기술 개발이나 통치 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보았다.

BDA 은행은 당시 마카오 내에서도 6위권의 소규모 은행으로 국제 정세나 북한 핵무기 개발에 대단한 영향을 미칠 수준이 못되었다. 하지만 그 파장은 미국의 예상보다 훨씬 엄청났다. 북한하고 거래를 하던 무역 대상국이나 업체들이 미 재무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거래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해외자금 거래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북한은 외화 유입이 차단되는 처지에 이르렀고 당연히 강력히 반발했다. 결국 9.19 합의의 이행을 거부하며 핵실험을 재개하는 벼랑 끝 전술로 돌아간다.

김일성 주석 때부터 북한은 무력 공격에 의한 체제 전복을 가장 두려워했으며 북미 수교를 통한 체제 보장을 최우선 과제로 여겨왔던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이 이를 위해 특사를 파견했을 때도 아버지 부시 대통령에게 ‘곧 망할 나라’라는 이유로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고 한다. 한국 보수 정권도 이 시각을 받아 들여 ‘북한 붕괴론’에 입각해 모든 협상과 지원을 거절하는 정책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북한 입장에서는 핵보유를 통한 견고한 입지를 확보해야만 미국을 북미 수교와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장에 불러낼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전력투구 한 셈이다.

이제 그 끝이 보이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권좌에 오른 후부터 90여 회의 미사일 발사 실험과 계속된 핵실험을 통해 미국을 충분히 압박해 왔고 트럼프 대통령을 협상장으로 불러냈다.

본 기자는 강연에 앞서 실시된 기자단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에 워싱턴포스트 등 미 주류 언론에 보도된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핵관련 시설을 은폐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내용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이에 정 전 장관은 ‘미국과의 협상 전략 상 모든 패를 한꺼번에 보여 줄 수는 없을 테고 7월 초에 폼페이오 국무장관 방북 때 그에 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즉 북한이 무언가를 숨기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기 보다는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본다는 의미다.

냉전체제 종식 위해 미주 한인동포 역할 중요

현재 우리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한반도 평화체제 확립이다. 그 동안 북미간 역사적으로 어떤 일들이 있어왔든 간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체제가 확립되어야 한다. 정세현 전 장관이 거듭 강조했듯이 전쟁의 위험 없는 한반도, 8천만 겨레가 두려움 없이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 어느 때보다 미국에 사는 한인 동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미국 정치 특성상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북미 협상에서 체결된 양해각서(MOU)는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현재 미 의회는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높지 않고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따라서 의회를 움직여 북미간 합의된 내용을 지지하도록 이끌지 못한다면 한반도 평화체제로의 전환은 더욱 요원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이번 11월에 있을 중간선거에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을 주요 이슈로 부각시켜서 의원들의 지지를 이끌어낼 한인 동포들의 정치적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교 특성상 이 점을 잘 알고 있는 정세현 전 장관도 이 말을 하러 미국에 왔다고 강조하며 한인 동포들이 지역구 의원들을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민참여센터 김동석 상임이사도 인사말을 통해 상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설득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한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힘을 합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에 항의해 사퇴한 밥 코커(터네시, 공화당) 상원외교위원장을 대신해 실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로버트 메네데즈(뉴저지, 민주당) 상원 의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이렇게 영향력 있는 의원들에 대한 동포사회의 관심과 후원을 통해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인준을 요구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석 상임이사는 이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밝혔듯이, 한반도 평화에 관한 문제는 한국인만의 문제가 아닌 미국의 국익과 세계 평화에 직접 관련된 중대한 이슈이므로 초당적으로 접근해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즉 미국 의회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한인들이 관심 갖고 후원하고 표를 모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한반도 평화 체제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한인 동포사회 내에서도 지금은 공화당, 민주당 등 정치성향에 따라 이해관계를 따질 때가 아니라고 본다. 고국의 평화는 2백만 미주 한인동포 모두에게 더 없는 중차대한 문제다. 11월에 있을 중간서거를 계기로 한인 동포들이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모든 정치적 역량을 하나로 모아 의회가 북미 회담을 인준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김동석 상임이사도 강조했듯이 의원 후원회 등의 자리를 마련해서 후원금 등을 지원할 필요도 있다. 어떻게 하면 그들을 움직일 수 있을지에 관한 현명한 판단과 실천이 뒤따르기를 기대한다.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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